△부산대 사상의학센터의 논문을 게재한 통합의약 저널의 홈페이지.
사상체질에 따라 평소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생리적, 병리적 증상인 ‘소증(素證)’을 표준화한 연구결과가 통합의약분야 정상급 국제학술지(SCI급)인 ‘ECAM(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최신호에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연구의 주인공은 부산대 사상맞춤의학연구센터(SNPMRC; Sasang and Personalized Medicine Research Center, 센터장 배나영).
센터 측은 임상에서 가장 기초로 사용되는 소화기능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검사법으로, 환자들의 증상을 포괄적으로 측정하면서도 높은 신뢰성을 가진다는 평을 얻었다.
연구팀의 논문 제목은 ‘한국 전통의학에 기반한 사상소화기능검사의 개발 및 타당화(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the Digestive Function Assessment Instrument for Traditional Korean Medicine: Sasang Digestive Function Inventory)’.
SDFI(사상 소화기능 검사)는 소화기능을 소화상태, 식욕, 식습관의 세 가지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 사상체질들간의 소화기능 차이를 정확하게 측정해 체질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
이 검사법은 개발단계에서부터 서양의학의 다양한 소화기능 검사와 객관적으로 비교하면서 진행해 한양방 협진을 비롯한 사상체질의학의 임상진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사상체질의학에서는 체질 진단과 치료에 심리적, 신체적인 특징과 함께 임상 전문가의 생∙병리 특성인 소증(素證)이 반드시 함께 포함돼야 한다.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에도 ‘체질별 소증까지 상세하게 포함되지 않은 진단에 의한 처방은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병이라도 함부로 처방해서는 안 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사상체질의학의 현대화, 객관화라는 큰 의미를 가진다.
이번 연구는 체질심리학의 토대가 되는 ‘사상성격검사(SPQ)’ 이후 두 번째 거둔 국제적인 성과다. 이번 연구에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채한 교수와 배나영 교수, 경희대 한의과대학(사상체질의학) 황민우 교수 등이 참여했다.
연구팀의 배나영 교수는 “한국 고유의 전통의학인 사상체질의학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체질진단법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며 “세계 어디에서나 이 검사를 이용하면 체질진단을 할 수 있어야만 체질의학이 보편의학으로서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 1저자인 이미숙 연구원(부산대 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전공의)은 “최신 연구에 따르면 기능성 위장관장애가 정신사회적 요인 특히, 불안 및 우울과 같은 정서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앞으로는 SDFI(사상소화기능검사)와 SPQ(사상성격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진단 표준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대 사상의학맞춤의학센터는 학내 한의학전문대학원 개원 이후 설립돼 이 같은 사상체질 진단 표준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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