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기침의 경맥선을 십이경맥선 중심으로 설명하겠다. 십이경맥선은 B경맥의 임맥선을 기준으로 대추선(천돌선)의 상평선부터 세로방향으로 반응한다.
취혈은 임맥선을 기준하여 해당 경맥선까지의 거리를 촌수로 정해 세로방향으로 자침한다. 대추선 아래 0.5촌 지점의 상평선에서 약 1.5촌 이상, 0.2mm 깊이로 자입하면 된다.
여기서 ‘1촌’이란 중지 가운데 마디를 굽혀 옆에서 보아 양 횡문의 끝단을 잇는 거리를 기준으로 한다. 또한 동일인이라도 재는 시점이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취혈 전에 반드시 정확히 재는 것이 중요하다.
족삼음삼양경 취혈은 원칙상 지양혈의 상평선인 후음선 이하에서 취혈하는 것이 정확하다. 그러나 편의상 수삼음삼양경의 취혈과 동일한 구역에서 해도 효과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수족을 흐르는 12경맥선 모두를 대추혈 아래 0.5촌지점의 상평선에서 취혈한다.
▲운기침의 기본방
기본방을 유효 적절하게 활용하면 비교적 단기간에 전신 기혈의 균형이 달성되고 점차 병의 뿌리가 드러나 치료목표가 명확해진다. 또한 일반 침법에 비해 각성효과가 대단히 크다.
만성병이나 증상이 심한 환자는 2~3시간까지 유침해 자침효과(득기)가 일정하게 지속되므로 장부 각성에 대단히 유리하다. 모든 병증에 기본방을 배혈하고 환자 증상에 맞는 해당 경혈선 및 특정혈을 취한다면, 병증 해소와 면역력 증강, 항상성 유지에 탁월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운기침의 기본방은 대추선(천돌선), 회음선, 차료선, 비유선, 지양선, 폐유선, 신유선, 간유선(이상 A경맥), 기해선, 중완선, 거궐선, 전중선, 관원선, 중극선(이상 B경맥) 등 14경혈선으로 구성된다.
▲인체의 후면
우선 인체 후면은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을 중심으로 하는 오장의 유혈(兪穴)을 기준으로 간유선, 비유선, 폐유선과 신유선 등이 있다.
여기서 심유선이 빠진 것은 심(心)은 생명활동 그 자체이므로 직접 자극을 피하는 대신, 지양선과 명문혈이 포함된 신유선을 통해 심의 기운을 조절, 다스리도록 하는 우회자극법(迂回刺戟法)이 보다 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명문혈은 심포경의 모혈인 전중혈과 곧바로 소통되는 통로이므로, 신유선에 자침하면 심신의 밸런스인 수승화강(水昇火降)을 꾀하는데 더없이 좋다.
명문혈에 자침하면 곧바로 전중혈이 동시에 반응하여 공명을 일으킨다. ‘명문상화(命門相火)’란 신양(腎陽)을 지칭하지만, 전중혈과의 소통과 공명 구조를 가리키기도 한다.
대추선은 육양경 소통과 조절을 촉진하고, 전신의 열과 오관의 제증상을 다스리는데 필수다. 차료선은 그 안에 방광유선이 포함돼 있어 하초의 제 증상을 치료하려면 전면의 중극선과 함께 반드시 필요하다.
여성은 자궁과 난소를 포함하는 골반강의 모든 증상을 치료하고, 남성은 회음선과 함께 신, 방광 기운을 조절하고 양기를 튼실히 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인체 전면의 경혈선
상초의 기운을 조절하고 소통하는데 필수인 전중선, 간과 심의 사기를 쫓고 소설기능을 돕기 위한 거궐선, 중초의 승청강탁과 운화기능을 돕기 위한 중완선 신, 방광을 중심으로 하는 하초의 기능을 튼실히 하기 위한 기해선, 관원선, 중극선 등이다.
모든 병증에 기본방을 충실히 적용하면 오장육부의 기능이 점차 균형을 잡아가고 회수를 거듭함에 따라 서서히 병의 뿌리가 드러난다. 따라서 어떤 병이든 우선 기본방을 중심으로 배혈한 다음 병증이 현저한 곳과 관련되는 경혈선 및 경맥선을 추가하면 뚜렷한 치료 및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
간, 비, 신, 폐유선은 간경선, 비경선, 신경선, 폐경선으로 대체 가능하다. 효과 면에서 경혈선보다는 경맥선이 훨씬 강하다. 따라서 중증이나 만성병, 급성병의 경우에는 경혈선보다는 경맥선을 배혈하는 것이 좋다. 즉, 간유선 보다는 간경선이 각성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그러나 대개 경혈선만으로도 충분하다.
간 뇌선은 D경맥의 임맥선상으로 강간혈(중완선의 한가운데)상 0.5촌(1cm)에서 뇌호(거궐선)혈까지다. 위에서 아래로 평자. 주로 소뇌와 송과선, 간뇌, 중뇌, 뇌하수체를 각성시켜 중추신경계와 자율신경조절효과가 크다. 또한 뇌(정신)와 관련한 각종 증상에 효과가 있다.
▲운기침의 활용
병증 배혈에 대한 운기침의 활용은 기본적으로 전통침에서 사용하는 경혈이나 경맥의 대체개념으로 사고해 배혈하면 큰 무리는 없다. 오수혈이나 원, 락혈 같은 특정 경혈과 병행해 배혈해도 된다.
운기침의 경혈선이나 경맥선은 기본적으로 전통 침체계의 경혈경락과 배타적 관계가 아니며 상호보완적 관계로 인식하는 게 낫다. 따라서 기본방이 아닌 개별 경혈선이나 경맥선도 언제든 배혈할 수 있으며 의자의 판단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 가능하다.
아무리 훌륭한 이론체계나 치법도 실제 임상에서 검증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의료현장에 있는 한의사들이 실제 운기침법을 운용해 보고, 그 성과와 한계에 대해 가감 없는 의견을 부탁 드린다.
백광인(한국 운기침 학회장)
<십이경맥선의 각 경맥별 거리>
-수삼음삼양경-
심경 |
심포경 |
폐경 |
대장경 |
삼초 |
소장경 |
1.86 |
2.81 |
3.33 |
3.86 |
4.52 |
5.29 |
-족삼음삼양경-
간경 |
비경 |
위경 |
담경 |
방광경 |
신경 |
0.38 |
0.67 |
1.76 |
3.57 |
4.52 |
5.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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