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경혈선을 잡는 법
경맥별 특징과 자침방법 등 소개
지난 호에서는 오장육부를 각성시키는 새로운 경혈체계인 ‘운기침’의 개요를 설명했다. 이번 호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운기침 체계에서 ‘경혈경맥선’에 대해 알아본다.
운기침의 경혈경맥선은 크게 인체의 후면부를 대표하는 양경(陽經)인 ‘A경맥’, 인체 전면의 반응이 주가 되는 ‘B경맥’으로 나뉜다. 각 경맥별 특징은 무엇이며, 어떤 작용을 하는 지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한다. <편집자주>
A경맥은 인체의 후면부를 대표하는 양경으로 후면을 관통하는 독맥과 방광경을 주반응대로 한다.
뒷목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경혈이 없는 곳이다. 역으로 말하면 반응처가 꽉 차 있다는 말이다. 경추부에 해당하는 목 전체(대추혈 상평선~풍부혈 상평선)는 인체 후면의 몸통 부분과 1:1로 대응한다.
A경맥은 운기침 체계의 가장 근간을 이루는데, 실제 임상에서는 경혈선의 활용을 중심으로 한다. 또한 인체 우측 반응은 경혈선 우측 부분에, 좌측 반응은 경혈선 좌측과 조응하여 나타난다.
▲A경맥의 경맥선과 기준선
A경맥의 중앙을 흐르는 독맥선은 풍부혈~대추혈까지다. 인체 후면의 정중선을 대표하며 제침 상의 독맥에 해당된다.
이 경맥선은 임맥과 함께 인체 전체의 기혈순환을 조절하는 생명유지의 핵심이다. 양맥의 바다이며 수족 6양경은 모두 이 독맥선과 대추선에서 만난다. 또한 양경에 대한 조절작용을 하는 경맥선이기도 하다.
이 선은 독맥 이상에서 오는 질병이나 증상을 다스릴 때 우선적으로 활용하여 배혈한다. 특히 뇌와 척추신경계 이상, 자율신경계 부조화를 치료하는데 대단히 효과적이다.
또한 인체 면역기능을 회복하는데 반드시 독맥선을 활용하며, 생식기와 관련된 질환이나 요통, 오장육부 균형회복, 경추와 관련된 제 증상 치료에도 필수이다.
▲자침방법
독맥선(풍부혈~대추혈)상의 임의 구간을 0.5촌 이상 평자(깊이 1.5mm내외)하면 된다. 독맥선과 평행하여 좌우 0.3촌을 수직으로 흐르는 선이 방광경 선의 육장육부 유혈라인이다.
바깥쪽 0.6촌을 세로로 흐르는 선이 방광경 2선에 해당된다. 방광경 배유혈(背兪穴)은 모든 장부의 양기(陽氣)가 모이는 혈이므로 양기의 허쇠, 항진과 관련하여 나타난 증상에 필수적으로 취혈한다.
따라서 방광경 1선의 자침은 모든 질병의 기능조절과 균형회복에 효과가 좋다. 또한 자율신경계질환, 신경성질환, 정신질환, 비뇨생식기질환과 요통, 방광경상의 질환에 탁월하다. 이 외에도 인체후면부의 제 증상에 취혈한다.
▲A경맥의 경혈선
독맥선을 중심으로 가로 방향으로 반응한다. 각 경혈선의 적응증은 기본적으로 전통 침에 준하여 적용하면 된다.
경혈선을 잡는 방법은 대추선(대추혈의 상평선, 좌우 0.6촌 평자)과 회음선(풍부혈의 상평선, 좌우 0.6촌 평자)을 기준으로, 1/2 지점의 가로선이 차료선이고 대추선과 차료선의 중간선(1/4)이 비유선이다. 대추선과 비유선의 중간선(1/8)이 지양선, 대추선과 지양선의 중간선(1/16)이 폐유선이다. 또한 차료선과 비유선의 중간선이 신유선이며, 비유선과 지양선의 중간선이 간유선이다.
대추선, 회음선, 차료선, 비유선, 지양선, 폐유선, 신유선, 간유선 등 이 8개의 경혈선은 그 밖의 각 경혈선을 정하는 기준선이며, 모든 증상에 필수적으로 배혈하는 기본방이다.
나머지 경혈선은 기준선과 기준선 사이의 균등분할로 정한다. 대추선과 폐유선 사이에는 대저선과 풍문선이 균등 분할되어 정해진다. 또한 폐유선과 지양선 사이에는 궐음유선과 심유선 및 독유선 등 세 경혈선이 존재한다.
지양선과 간유선 사이에는 췌유선이, 간유선과 비유선 사이에는 담유선이 비유선과 신유선 사이에는 위유선과 삼초유선이 균등 분할된다. 신유선과 차료선 사이에는 기해선, 대장유선, 관원유선, 소장유선이 같은 간격으로 배당된다.
차료선과 회음선의 중간선(1/4)이 장강선이며, 그 사이에 중료선과 하료선이 정해져 있고, 장강선과 회음선의 중간선(1/8)이 후음선이다.
운기침의 경혈선의 특징은 각 경혈선 사이의 간격이 제각각이란 점이다. 일견 복잡하게 보일 수 있으나 우선 기본방에 포함되는 기준선을 순차적으로 자침하고 증상과 필요에 따라 나머지 경혈선을 추가하면 된다.
▲경혈경맥선 B
인체 전면의 반응이 주가 되는 B경맥은 인체의 정 중앙을 상하로 흐르는 임맥(任脈)을 중심으로 신경, 위경, 비경이 유주한다. 또한 외곽으로 간경과 담경, 심포경이 흐르며 육장육부의 모혈이 모인다. B경맥의 영역은 A경맥의 대추선의 상평선(천돌선)~지양혈 상평선(후음선)까지가 경계다.
임맥을 ‘음맥(陰脈)의 바다’라 하는 이유는 수∙족의 삼음인 간경, 심경, 비경, 폐경, 신경 및 심포경이 모두 임맥으로 들어가 서로 만나서 음경의 으뜸이 바로 ‘임맥’이다.
따라서 오장의 이상을 다스릴 때는 반드시 이 임맥을 취한다. 이 때, 반드시 사기(邪氣)가 들어오는 유혈(兪穴)과 사기의 응집도를 반영하는 모혈을 자극, 기혈 흐름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인체 전면에는 오장육부의 모혈 외에도 기해, 양문, 활육문, 수도, 대거혈 등 임상에서 자주 쓰이는 경혈들이 모여 있다.
▲경맥선과 기준선
B경맥의 경혈선은 임맥과 신경 및 위경의 경혈을 하나의 패키지로 자극한다.
예를 들어 B경맥의 ‘중완선’은 임맥의 ‘중완’ 혈과 좌우 신경의 ‘음도’, 좌우 위경의 ‘양문(梁門)’ 혈을 한번의 자침으로 동시에 자극한다. 또 ‘관원선’에 자침을 하면 좌우 ‘관원’ 혈과 신경의 ‘기혈’ 및 위경의 수도(水道)’ 혈을 함께 자극한다.
B경맥의 중앙을 흐르는 임맥선은 인체의 전면 정중선을 대표하며 체침 상의 임맥이 반응하는 선이다. 이 경맥은 모든 음맥이 모여드는 음맥의 바다로, 족삼음경은 모두 아랫배에서 만나고 좌우 음경이 임맥선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때문에 임맥선은 오장 전체의 기능조절작용을 하며, 임맥 이상에서 오는 질병이나 증상을 다스릴 때 우선적으로 취혈한다. 또한 비뇨생식기 질환, 위장 질환, 흉부 및 인후, 정신질환과 강장기능을 치료할 때도 반드시 취혈한다.
임맥선은 또한 임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초의 어혈이나 경결, 장내에 가스가 차는 증상 등 불임과 생리이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부인과 질환에도 반드시 임맥선을 취혈한다.
B경맥의 경맥선은 흉추를 따라 흐르는 임맥선을 중심으로 신경선, 위경선, 비경선이 있다. 그러나 주로 임맥선을 활용하고 신∙위∙비경선은 수족의 십이경맥선을 활용하는 편이다. B경맥의 경혈선은 임맥선을 중심으로 가로 방향으로 반응한다. 각 경혈선의 적응증은 기본적으로 전통 침에 준한다.
경혈선을 잡는 방법은 천돌선(A경맥의 대추선; 대추혈의 상평선, 방개 0.6촌), 지양혈의 상평선인 후음선을 기준으로, 그 중간선(1/2)이 기해선, 천돌선과 기해선의 중간선(1/4)이 중완선, 천돌선과 중완선의 중간선(1/8)이 거궐선이고, 천돌선과 거궐선의 중간선(1/16)이 전중선이다.
또한 후음선과 기해선을 기준으로, 그 중간선(1/4)이 관원선이 되는데 후음선을 제외한 모든 기준혈이 기본방에 포함된다. 이와 함께 후음선과 관원선의 3/4지점의 상평선이 중극선으로, 역시 기본방에 포함된다.
나머지 경혈선은 기준선과 기준선 사이를 균등 분할한 값의 상평선이다. 예를 들어 중완선과 거궐선 사이에는 상완선 하나지만, 중완선과 기해선 사이에는 건리선, 하완선, 수분선, 신궐선, 음교선 등 5개 경혈선이 있다.
백광인(한국 운기침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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