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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2, 2024

시린 이・입 냄새, 별 거 아니라고?

사진ⓒshutterstock

 

오래 방치하면 잇몸 뼈까지 염증 생겨 발치해야

  

주부 이민희(가명 46세)씨는 얼마 전부터 이가 시려서 신경을 써왔다. 게다가 식사 후 칫솔질할 때마다 피가 섞여 나오거나 간혹 입 냄새가 나기도 했다. 치과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저런 집안의 대소사를 챙기고 아이들을 돌보느라 시간이 나지 않아 차일피일 미뤘다.

하지만 증세는 더욱 심해졌다. 아예 입안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탓에 남들과 대화하기도 힘들어졌던 것. 시간이 지날수록 잇몸이 부어오르고 아프기까지 했다. 결국 치과를 찾은 이 씨는 ‘중증 치주염’판정을 받았고, 최소 치아 3개 정도는 빼야 했다. 그녀는 어쩌다가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일까.

 

▲미국 국민 중 75%가 치주염

치아주위는 잇몸과 잇몸 뼈로 구성돼 있다. 치주염은 ‘풍치’라고 하는 치주질환의 한 형태로, 잇몸이 붓고 피가 나서 치아 주위 조직에 바람이 들었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원인은 입안의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잇몸에만 염증이 생겨 단시간에 치료가 가능한 ‘치은염’과 잇몸은 물론 잇몸 뼈까지 염증이 진행된 ‘치주염’으로 나뉜다.

풍치의 주요 원인은 치태와 치석을 그대로 두면, 잇몸 안쪽으로 파고들면 염증이 생기고 결국 잇몸 뼈로도 이어져 치아를 빼야 한다. 또한 흡연이나 스트레스, 당뇨 등의 요인들이 부가적으로 작용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미국 치위생사협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국민 중 75%가 치주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악화되어 풍치로 발전하면, 어느 특정 치아 하나 뿐 아니라 주변 치아들도 곧 허약해져 잇달아 빠지기 때문에 여러 개의 치아를 한꺼번에 상실하기 쉽다.

 

▲잇몸질환, 전신질환과도 관계 밀접

풍치는 단순히 입안 건강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당뇨, 고혈압 등이 치주질환을 잘 생기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제는 거꾸로 동맥경화증, 심장질환, 만성폐쇄성 폐질환, 당뇨병, 저체중아 출산, 조산 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치주염이 주로 세균에 의해 생기지만, 흡연, 유전인자, 연령, 사회 및 경제적 상태, 스트레스 등의 영향도 많이 받는 ‘생활습관병’이기 때문.

미국 뉴욕주립대 치과대학의 프랭크스캐너피코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치주염은 동맥경화증, 심근경색증, 관상동맥질환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잇몸에 생긴 염증에서 증가한 세균의 일부가 혈관을 통해 심장 관상동맥으로 이동해 혈전을 형성하고 결국 동맥경화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치주염이 있는 임산부는 저체중아 및 조산 위험이 높다고 한다. 미국 앨라배마대 치과대학 제프 코트 박사가 치주염이 있는 임신 여성 366명을 조사한 결과, 임신 35주 이전에 치주염 치료를 받은 임신부가 그렇지 않은 임신부에 비해 조산 위험이 83%나 줄었다.

 

▲잇몸질환, 어떻게 예방할까?

한 번 나빠지기 시작한 잇몸은 원래대로 회복하기가 무척 힘들다. 또한 전신 건강을 위해서도 치주염은 미리 예방하고 검진해보는 것이 좋다. 일단 40대가 넘으면, 6개월에 한 번쯤은 치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 미리미리 체크해보자.

또한 풍치 예방에는 무엇보다 올바른 칫솔질과 구강상태, 생활습관에 맞는 치약을 사용해 치태와 치석으로부터 구강을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사 후 3분이 지나면 음식 찌꺼기가 입속 세균과 엉겨 붙여 플라크를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 치석이 된다. 때문에 바른 칫솔질로 플라크를 제거하고, 오래된 치석은 치과에서 정도에따라 스켈링이나 전문잇몸치료(치근활택술 등)를 받아 없애야 한다.

이재용 원장(LA 이재용 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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