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관 어지럼증은 림프액의 증가나 변화로 발병하는데, 환자 개개인의 체질을 분석하면 한의로도 충분히 치료 가능하다. 사진ⓒshutterstock_Oguz Aral
체질 분석해 원인 규명 후 적절한 처방하면 OK
5년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당시 장인어른께서 달팽이관 어지럼증으로 고생하고 계셨다. 이미 2년간 항생제 및 중력을 이용해 이석을 제 위치로 넣는 치료를 했지만 계속해서 재발했기 때문이다.
한방치료를 권유하자, “어떻게 한방으로 달팽이관 염증이 치료되느냐”며 거절하셨다. 더 이상 권유하지 않고 약을 처방해 드리고 미국에 왔다. 장인어른은 나중에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약을 드시고 완치됐다고 감사 연락이 오셨고 현재까지 아무런 재발이 없다.
어지러움은 살면서 누구나 한 두 번 겪는다. 원인은 귀 안쪽(내이)의 문제가 약 80%다. 이는 달팽이관 어지럼증(이석증)으로, 어지러움과 함께 청력저하, 이명, 구토까지 유발한다. 머리만 살짝 돌리거나 누워서 머리만 돌려도 어지러워 일상에까지 큰 지장을 준다.
청력과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은 림프액 증가나 변화로 발병한다. 이런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은 이미 항생제 복용은 물론 이석을 제 위치로 넣는 치료 등을 받았지만, 잘 치료되지도 않고 자꾸 재발하기 십상이다.
한방에서는 ‘달팽이관 염증’, ‘림프액이 찼다’ 등의 증상보다는 원인을 규명하여 치료한다. 어지러운 것은 바로 풍(風)이 돌기 때문이다. 마치 나뭇가지가 바람에 살랑거리듯, 사람의 머리가 흔들리면 머리에도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것이다.
양방에서는 달팽이관 어지럼증 환자에게 술, 담배, 스트레스를 주의 시킨다. 이는 한의학적으로도 풍(風)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머리에 ‘풍’기운이 돌면 머리 속의 림프순환이 잘 안되고, 림프액이 울체되면 염증 발생, 이석 이탈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풍을 다스리는 침법이나 약물을 사용하여 어지러움을 잡는다. 또한 정체된 수분이 많이 보이는 환자에게는 수분을 빼주는 약물인 창출이나 복령을 사용하여 몸 안에 정체된 수독(水毒)을 제거하여 어지러움을 잡는다.
물론 어지럼증의 원인이 전적으로 달팽이관 이상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 전에 내원했던 환자의 경우, 스스로 생각하기를 달팽이관 어지럼증으로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한의학적으로 진찰해보니, 몸 전체의 체액이 편중되어 발생한 것이었다.
이 환자의 경우처럼, 고혈압과 중풍 등 심혈관질환은 혈액과 체액이 인체의 상부로 편중되어서 발생하는데 때때로 어지러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때문에 평소 약한 하체를 강하게 하기 위해 걷기, 발목펌프 운동 및 다리근력운동을 많이 하면 좋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거나 넘어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어쨌든 건강하게 나이 먹는 방법 중의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어지럼증이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세준 원장(LA 밝은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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