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가능성으로 심각한 에너지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는 대대적 에너지 절약을 국가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아녜스 파니에-뤼나셰르 프랑스 에너지 전환 담당 장관이 어제(7월24일) 주간지 르주르날 디망슈와 가진 인터뷰에서 냉난방하는 상점 문 개방과 공항·기차역 외 장소의 심야 조명 광고를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금지하도록 법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뤼나셰르 장관은 냉난방 중 문을 열어두게 되면 에너지 비용이 20%가 더 나가는 낭비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이 달(7월)에 에어컨을 가동하고 문을 열어둔 상점에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켰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지난 22일(금) 트위터를 통해서 기후와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전력 낭비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파리에서는 경찰이 이같은 에너지 낭비 업소를 적발할 경우 범칙금이 최대 150유로(미화 약 180달러) 부과된다. 프랑스 정부는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범칙금을 최대 750유로 부과할 계획이지만 우선은 계도에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파니에-뤼나셰르 에너지 전환 담당 장관이 다음 주에 그런 내용을 담은 단속 법령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4일(목) 국경일 TV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대대적인 에너지 절감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파니에-뤼나셰르 에너지 전환 담당 장관은 또 유가 상승에 대응해 보조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도 유가 보조금을 ℓ당 0.18유로에서 가을에 0.30유로로 올렸다가 11월에 10센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를 요구해온 프랑스 공화당에서는 보조금 지급 인상 계획을 환영했다. 프랑스에서도 석유·가스 업체의 이익에 부유세를 매겨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프랑스 의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근소한 차로 부결됐다.
이런 상황에서 토탈 에너지는 9월 1일부터 11월 1일까지 프랑스 전역의 주유소에서 기름값을 리터당 0.20유로, 그 이후부터 연말까지는 0.10유로 각각 인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