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확산되는 백신공포, 사실은?

최근 한국에서는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 보고가 잇따르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36명이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가운데 아직까지 사망 신고 사례와 독감 백신과의 연관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사례에선 사망이 백신과 무관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통계적 착시로 백신과 사망에 연관이 있다고 오해를 한다고 말한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후 7시쯤 신고 사례와 백신의 연관성에 대한 1차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23일 1시 기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총 36명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이 숫자가 “단순 신고통계”로 독감 백신과의 연관성이 밝혀진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전 예방접종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신고사례와 백신과의 연관성에 대해 검토했다. 결과는 오후 7시쯤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신고된 사망 사례 대다수는 고령자들이다. 이중 상당수는 기저질환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한창인 가운데 두 건의 사례는 백신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먼저 보고됐던 17세 남성의 사망 사례는 원인이 독감 백신이 아니라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또한 대구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한 78세 남성은 식사 중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지난 22일 오전까지 신고된 사망 사례에는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사례가 없었으나 이후 사망자 신고가 늘어나면서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사례가 등장했다. 동일 제조번호는 단일 생산자가 같은날 제조해 제품 특성이 같다는 의미다.

아시아경제는 질병관리청이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집계한 사망자 25명 중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4건(8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11·22번째, 13·15번째, 5·20번째, 3·19번째 사망자가 같은 제조번호인 백신을 접종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인과관계 없이 순전한 우연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생일 패러독스’라는 과학 상식으로, 23명의 사람만 모여도 그 중 생일이 같은 사람이 존재할 확률은 약 50%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접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급격히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과 독감에 동시에 감염될 경우 사망 위험은 크게 늘어난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코로나19 환자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 보건부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독감이 겹칠 경우 코로나19만 걸린 경우에 비해 사망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건 종사자와 6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어린이들에게 모두 독감 백신을 접종하라 권한다. 임산부의 경우 독감에 걸릴 경우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할 우려가 있으며, 어린이는 독감의 ‘슈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캐서린 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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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herine Cho
Katherine Cho has been at Medical Hani since 2015, and currently spends most of her time writing about the World 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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