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교수의 『상한론』 육경병증의 변증논치와 경락 ⑧ 少陽病

△ 소시호탕은 한열왕래, 흉협고만, 심번희구, 묵묵불욕음식, 맥현세 등의 증을 치료할 수 있다. 사진©Dollarphotoclub_marilyn barbone

 

병리 상황따라 소시호탕∙시호계지탕증∙대시호탕증

소시호탕 관건약물은 시호∙황금∙인삼과 관련

 

소양(少陽)은 삼양의 ‘추(樞; 지도리)’다. 밖으로 태양에 인접, 안으로는 양명에 이어진다. 즉 소양은 표(表)의 태양과 리(裏)의 양명 사이에 끼여 내외로 전동하고 표리를 출입하는 추뉴(樞紐)작용을 한다. 소양피부를 ‘추지(樞持)’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소양병의 병리

태양의 양기석방(開), 양명의 양기수렴(闔)의 공능실조는 모두 소양(樞機)에 영향을 끼치므로 개합추 삼자간의 협조평형은 매우 중요하다. 추(樞)의 공능은 태양과 양명의 개합 조절작용을 일으켜 음양의 승강출입을 조정한다. 이는 삼음도 마찬가지다.

소양병에서는 세가지 병리상황이 전개된다. 하나는 소양자체 문제로 소시호탕을 쓴다. 둘째는 태양과 소양사이의 부조화로 태양소양(幷病, 혹은 合病)이 발생, 예를 들면 시호계지탕증이다. 셋째는 소양병이 양명에 미치면 소양양명병병이나 합병이 되는데, 대시호탕증이 바로 그 예다.

‘추’는 『침구갑을경』에 근거하여 ‘추저(樞杼)’로 여기서 ‘저’는 포를 짜는 베틀이며 ‘추’는 왕래(往来), 전동(轉動)의 뜻이다. 또한 측면에 위치하므로 ‘측(側)’의 뜻도 내포, 소양병은 한열왕래와 협부(脇部) 병변이 나타난다. 족소양담경은 신체의 측면인 협부(옆구리)를 순행하고, 『영추 경맥편』 등 고대경락학설의 족소양병후에 모두 ‘협통(脇痛)’이 보인다.

 

▲ ‘측(側)’의 의미

소양병제강에 ‘구고(口苦),인건(咽乾),목현(目眩)’이 있다. 소양병 주증은 이외에도 한열왕래,흉협고만(胸脇苦满),심번희구(心煩喜嘔), 묵묵(默默)히 말수가 적음, 불욕음식(不欲飮食),맥현세(脉弦細)가 있다. 이 병증들은 주로 인체 측면과 기기(氣機) 전동불리에서 반영되며, 삼양(병증)전화의 관건이 된다.

청대 가운백은 소양을 陽樞(양추)로 이름하며, “협부 위치(측면에서 보면)는 몸의 반(半)이므로 협부란 소양 추(樞)의 대명사”라며 “태양의 표사가 소양으로 전환하는 것, 소양의 사가 양명으로 들어가는 것이 모두 협(脇)으로부터 전(轉)한 것”이라고 했다. 『傷寒論翼 少陽病解』

여기서 협은 추나 측의 뜻으로 이해한다. 왜냐하면 (문으로 비유해서) 측면에 위치한 지도리(樞) 가 망가지면 출입문이 전동할 수가 없다.

한열증상으로 말하자면, 태양병은 표증으로서 오한발열(한열)이 함께 나타나고, 양명병은 리증으로서 열사만 성하고, 한은 없다. 소양병은 반표반리증으로 표리지간에서 한열이 왕래하는데, 바로 문측면에서 왕래 및 전동하는 ‘문추(門樞)’와 비슷하다.

『소문 음양루론편(陰陽類論篇』에서 “일양위유부(一陽爲游部)”라 했다. 일양은 소양을 가리키며 유부는 바로 측부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유(游), 정기지류야(旌旗之流也)”, 청대 단옥재가 주(注)하기를 “깃발이 펄럭이는 것은 물의 흐름과 같다(旗之流如水之流)”고 했다.

즉 태양은 뒷면(背腰部)에 있, 양명은 앞면(胸腹部)에 처하며, 소양은 (지도리처럼) 측면에 위치한다. 태양과 양명 사이를 순행하며, 측면에서 유행(游行)하는 것이 마치 바람에 따라 전후로 펄럭이는 깃발과 유사하다.

 

▲ 소시호탕의 치료 증세

소양병 대표방제 소시호탕은 시호(군약), 황금, 반하, 생강, 인삼, 대조, 자감초로 구성되며 추기불리증(樞機不利證; 한열왕래, 흉협고만, 심번희구, 묵묵불욕음식, 맥현세)을 치료한다. 또한 『소양병제강』에서 언급한 담열상범증(膽熱上犯證)으로 추기불리증의 기초상에서 한층 발전된 증후다.

방중에 관건약물은 시호, 황금, 인삼 세가지다. 시호는 주로 추기불증에 맞춰 쓴 것이고, 황금은 담열상범증에 대해서 쓴 변증용약이다. 인삼은 대조, 감초와 더불어 비위허약체질과 관련한 체질용약에 치우친다.

소양담기울결은 목승토 원리에 따라 비위승강기기를 잘 손상시키니 희구(자주 구역질이나 구토), 불욕음식 등이 나타난다. 또한 소양병과 소시호탕의 맥증에 혈약기진이나 맥현세 등으로 보아, 소양병환자는 평소 비위허약을 기초로 한다. 따라서 중초를 돕는 약으로 체질을 조절, 담목횡토(膽木橫土)를 예방 및 치료한다. 『금궤요략』에 따라 간(담)의 병을 보면 비(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우선 비(위)를 보한다.

 

▲ 소시호탕-인삼과 시호

인삼은 보토익기로, 소양사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시호의 작용을 돕는다. 청대 장병성은 “음으로부터 양에 이르는 약이다. 사가 표에서 리로 들어간 것을 여전히 리에서 표로 내보내 무형의 사를 해산시킨다. 『成方便讀』”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방중에서 시호는 최대용량을 쓰는데, 추기불리증을 치료하기 위함이다.

청대 장석순은 “소양이 추가 되는 것은 바로 아래로부터 상승하는 추, 즉 내부로부터 밖으로 돌아가는 추”라며 “시호를 최대용량으로 한 까닭은 소양(추)의 전동을 도와 사를 끌고 밖으로 내보내기 위함이다. 그래도 여전히 추전의 힘이 약할까 염려돼 인삼을 더해 추의 상승력을 도운 것이다. 이렇게 소양의 사기는 곧 소양의 기를 따라 횡격을 투과해 위로 나간다. 『醫學衷中參西錄-소시호탕증론』”고 했다.

 

소시호탕-인삼과 황금

인삼은 부정(扶正)을 통해 화리안내(和裏安內)하여, 소양의 사가 태음으로 전하는 길을 차단하는 작용이 있다. 고한(苦寒)의 황금은 담열(膽熱)을 내리지만, 또한 비위를 잘 손상시킨다. 그래서 인삼에 대조, 감초를 더해 보중화위(補中和胃)하여 사기가 내전(內傳)하는 것을 방지한다. 요컨대 소양은 음양의 추이자 상승의 추다.

임상에서는 시호와 황금 용량에 주의한다. 추기불리증위주면 원방대로 시호를 황금보다 많이 하고, 담열상범증이 우세하면 황금을 시호보다 많이 쓰거나 원방에 담열을 내릴 수 있는 청열약을 추가한다. 만약 두 증이 엇비슷하면 시호, 황금은 동량을 쓴다.

원방에서 반하 용량은 시호와 같지만, 소양병에 구역질이나 구토가 없으면 안 써도 된다. 소시호탕 가감복용법에 “불구자(不嘔者), 거반하(去半夏)”란 뜻으로 관건 약물은 아니다.

김영일 교수(동국대 L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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