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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24, 2024

박헌경 박사의 뇌신경 한방재활: 대뇌 (3) – 뇌들보 (Corpus Callosum)

좌우 대뇌를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신경세포 집합 기관:뇌들보

 좌반구와 우반구에 대한 설명 후, 좌우 대뇌를 연결시켜주는 아주 중요한 신경 세포 집합 기관인 뇌량 또는 뇌들보(Corpus callosum)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자 한다. 각자 명확하게 자기 기능을 분리해서 갖고 있는 좌뇌와 우뇌를 마치 하나의 또 다른 거대한 구조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실제 길이는 약 10c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뇌들보 아래로 가쪽 뇌실(lateral ventricle), 제3 뇌실(third ventricle) 그리고 시상(thalamus)이 존재한다. 뇌들보 위로는 띠 이랑(cingulate gyrus)이 감싸고 있다. 서로 긴밀한 듯 다른 인간의 오른손과 왼손처럼, 그리고 엄연히 한 공간에 있지만 서로 타자의 시간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은 좌뇌와 우뇌를 서로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발전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경 다발이 약 2억개 정도 분포할 정도로 굉장히 섬세한 연결 구조들이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별히 뇌사용이 높거나 혹은 천재라고 일컬어 지는 사람들 중에 이 뇌들보가 남보다 두꺼운 구조를 갖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들도 나와있다. 초기 뇌과학과 뇌기능에 대해 연구할 때는 간단한 좌뇌와 우뇌의 연결고리 정도인 섬유 밴드 같은 모양의 구조로 생각 했으나, 점점 과학자들에 의해 복잡한 문제 해결과 미세하고 세밀한 기능을 조율하는데 뇌들보의 기능이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다양한 임상 증상이 나타나는 뇌들보 무형성 혹은 기형

뇌들보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임상에서 소아 치료를 할 때였다. 특히, 일을 했던 병원에서는 저체중아, 미숙아, 발달 지연, 자폐증, 뇌성 마비 등등의 다양한 질환의 소아들이 병원을 방문했었다. 항상 fMRI 및 다양한 뇌 검사, 신경 검사, 신체 검사 등을 통해 아이의 현재 기능과 나중 결과에 대해 예측할 때 뇌 관련 검사 자료들을 확인하곤 했었다. 그때 마다 눈에 항상 들어온 것은 ‘뇌들보 형성’의 문제였다. 아이들의 뇌를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좌뇌와 우뇌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실제적인 기능이 유독 떨어지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 아이들의 신경 분포도를 분석하고 심부의 뇌 조직까지 확인을 하면 약 60% 이상이 뇌들보가 굉장히 얇거나 형성된 모양이 기형인 경우가 허다했다.

대체적으로 뇌들보가 발달되면 구조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기 때문에 굶어지게 된다. 당연히 뇌들보가 굵은 사람의 경우 연결된 다리가 튼튼하게 형성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좌우 정보 전달 속도가 빨라지고, 명확해 진다. 동시에 좌뇌와 우뇌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영역에서 고루 발달되는 경우를 볼 수 있고, 뇌들보 구조가 단단하고 역할을 잘 해내는 아이들일수록 성장 후 어른이 되어서도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이와 반대로, 뇌들보가 구조적, 기능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좌뇌와 우뇌의 원활한 정보 전달이 이뤄지지 않는다. 가령 간단한 학습과정에서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집중력,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사회성 영역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심지어 다양한 일상 생활에서도 반복해서 문제점이 발견된다. 뇌성마비, 자폐증, 정신과적 문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등 아동 들에서 특히 다양한 기능, 행동적 측면의 문제가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문제행동의 빈도가 늘어나고, 특히 이런 증상이 성인까지 이어질 경우 기억력 감퇴, 문제 해결 능력의 저하, 다양한 이상행동 등의 관찰될 수 있다. 간단한 일상 생활 정도는 스스로 수행하며 사는 경우가 많지만, 복잡한 문제를 정확하고 빠르게 해결하는 것에는 항상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 각 연령대에 수행하는 아동 발달 수준 지표에 맞는 언어, 행동, 발달 등의 영역에서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신체적으로 관찰할 때, 눈에 띄게 정상적인 사람에 비해 머리가 크거나 작을 수도 있고, 대체적으로 큰 경우가 빈도가 높다. 이마가 앞으로 돌출되어 있을 수 있다. 손가락이 짧고, 심장이나 인두에 기형이 나타나기도 하며, 양 눈 사이가 멀다. 눈꺼풀이 아래로 쳐져 있다. 콧구멍이 위쪽을 향하고, 비교적 코가 작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또한 귀의 위치 이상을 관찰할 수 있다. 정상인에 비해 작은 키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심장 기형, 소화기계 기형, 남자의 경우 비뇨생식기계 기형이 발생할 수도 있다. 종종 발작,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임상에서 뇌들보에 이상이 있었던 소아 환자들을 중심으로, 비슷하게 보였던 증상이나 행동, 심리, 언어적 특징들에 대해 간단하게 나열을 해보도록 하겠다. 이는 임상적, 의학적으로 명확한 진단 기준에 의해 제시된 자료는 아니지만, 공통적으로 뇌들보 이상의 갖고 있었던 환자들을 중심으로 공통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가장 두드러지게 관찰했던 행동적 특징 중에 하나는 오른손과 왼손, 즉 우세손과 비우세손의 사용 빈도였다. 보통 12개월 이전의 아동들의 경우 우세손 발달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정상적인 아동의 경우 5:5 혹은 6:4 정도의 다소 비슷한 비율의 사용 모습을 보였지만, 뇌들보 이상을 동반한 아이들의 경우 1:9 혹은 2:8 정도의 높은 불균형이 수시로 관찰되었다. 특히 미세한 손동작 및 손가락 사용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급격하게 떨어지는 집중력과 학습 능력을 보여줬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약 20% 미만의 짧은 집중 시간을 보이며, 그 집중 시간 마저도 짜증을 내거나 칭얼거리는 행동을 포함해서 겨우겨우 끌고 간다. 조금이라도 학습 내용의 난이도가 올라가거나, 복잡해지면 감정 기복이 굉장히 심해지고, 반복 빈도를 무한대로 늘려야 경우 최소한의 학습이 가능했다. 그리고 또 다음 치료 회기가 되면, 힘겹게 학습한 모든 내용을 잊어버리곤 했다. 뇌들보 기형이 심각하지 않은 경우, 일상 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으나 다양한 사회 생활과 경쟁 부분에서 쉽게 뒤쳐지거나 여러 문제들에 쉼없이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런 결과들은 뇌사용에서 각 조직, 세포, 신경들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이 구조들을 어떻게 활용하여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것이 뇌들보이다. 인간의 역할에서 물론, 가장 기본적인 것만 지키고 사는 것에 만족할 수도 있지만 한 번 태어나고 죽는 인생 무언가 창조적이고, 훌륭한 모습을 자손에게 남기고 가고 싶다면, 뇌들보 사용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원활한 교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원활한 소통과 정보 교환은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만드는 원동력

한의학에선 음과 양이 있고, 오행도 있다. 이들은 모두 서로 다른 듯 비슷하며, 칼로 무를 자르듯 명확한 기준선으로 나뉘어 있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흐름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각자 구별된 기준으로 따지면, 해와 달, 남과 여, 음과 양 등으로 나뉘어 설명할 수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뇌들보의 발달이 좌뇌와 우뇌의 활발한 정보 교환을 이루어 또 다른 무엇을 무(無)에서 유(有)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인간의 인체를 소우주로 보았을 때 인체 안에서도 다양한 정보 교환과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질병에 쉽게 걸리지 않고, 발전할 수 있다. 한의학에선 오장육부가 이론상 중요도가 높아서 기항지부인 ‘뇌’에 대해 힘주어 설명하지 않은 서적이 많지만, 결국은 한의에 입각한 오장육의 원활한 활동이 인체 전체의 뼈, 근육, 신경, 조직, 뇌 까지도 좋은 기능을 갖게 한다는 기본정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연결 고리의 정확한 사용은 구슬을 꿰어주는 실처럼, 어지럽혀 있는 구슬들을 모아 목걸이를 만들어 줄 수 있는 핵심 역할이다.

<박헌경,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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