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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pril 19, 2024

윤동원 원장의 『사암도인침구요결』 해석 ⑦ 폐ᆞ소장

△ 필자에게 치료를 받았던 20대 초반의 루프스 환자.

 

폐 관련 임상은 모두 25가지, 정·승격-17가지ᆞ열격 및 변형방-8가지

폐 정·승격의 사용은 폐탁, 폐냉, 폐허, 폐열, 폐실 등ᆞ소장경 역할 제대로 이해해야

 

폐와 소장은 오수혈의 경혈(經穴)을 뜻한다. 폐경에 자침하는 것은 상합관계에 있는 소장에도 동시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이것이 오수혈의 개념이다.

사암침법은 배우기 어렵거나 기존 한의학 이론과 다른, 별개의 개념이 아니다. 다른 침법에 비해 사암침법의 장점은 자신을 극하는 성질의 관(官)이라는 관계를 이용, 관을 보하거나 사함으로써 효율을 증대 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오수혈 의미상합관계

독자들로부터 오수혈의 의미와 상합관계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오수혈 중 경혈은 ‘크게 흐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혈은 솟아나고 형혈은 모이고 수혈은 흐르기 시작한다 경혈이 크게 흐른다 등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같이 ‘크게 흐른다’는 것은 임상에서 인체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혈이나 합혈은 각각 ‘크게 흐른다’, ‘아주 크게 흐른다’의 뜻이다. 이는 인체 속으로 무엇인가가 들어간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정혈의 위치인 손가락에서 시작해 형혈, 수혈, 경혈 등 점차 몸으로 가까워질수록 더 크게 흘러간다는 말이다.

기는 인체 우측에 해당하고 혈은 좌에 배치한다. 두뇌만 본다면 혈과 산소에 문제가 생기면 졸도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폐의 기능에 의해 혈에 산소를 넣어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고 동시에 몸속 깊숙이 들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

 

루프스 환자의 사례

최근 20대 초반의 여성 루프스 환자가 내원했다. 손가락 10개 끝 마디가 통증과 함께 아주 찬 증상이 있었다. 시작은 좌우 2지부터 통증이 시작했다. 그리고 온몸에 통증을 호소했다. 오행이론으로 보면 손끝이라 정혈에 해당한다. 이전에 설명한 간과 대장과의 관계다. 또한 환자가 처음 증상이 시작된 곳이 오른쪽과 왼쪽 2지부터 시작했으니 대장경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는 확연히 간과 대장은 금상을 만드는데 앞서 설명했듯 폐의 기능과 일치, 폐정격을 기본으로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후 간부위인 우협하를 촉진했더니 환자가 불편감과 통증을 호소했다.

이에 먼저 폐정격을 자침한 뒤 상극관계인 간경의 금혈인 중봉을 사했더니 우협하 압통이 90% 이상이 줄었다. 여기에 또한 상양을 추가로 사했더니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여기에 폐와 소장과의 상합관계인 소장경의 본인 양곡을 보할 수 있다.

 

관련 진단 치료

사암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이다. 일단 진단이 난 다음에는 각 경락별로 어떤 침 조합을 할지가 정해져 그냥 사용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사암도인침구요결』에 폐와 관련한 사암도인의 관련 임상은 모두 25가지로 정·승격을 사용한 것이 17 케이스다. 나머지 8개 정도의 임상에서만 열격 및 변형방을 사용했다.

적취(積聚; 적積은 혈이 뭉친 것이고 취聚는 기가 뭉친 것), 폐적 부분에서 폐정격인 태연, 태백 보/소부, 어제 사한 기본에서 소부 대신 노궁을 사했다. 이는 노궁의 심포화이면서 심화의 상화. 또한 모든 혈관은 심포의 영양하에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한다. 정신적인 문제는 심이 신(神)을 주하기 때문에 심경의 소부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된다.

『사암도인침구요결』에서 폐정·승격의 사용은 폐탁, 폐냉, 폐허, 폐열, 폐실 등의 경우에 사용했다. 폐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토혈을 가감했으며 냉(冷)에 대해서는 화경(火經)을 가감, 허에 대해서는 모(母)가 되는 토를 열에는 한열격, 폐실은 상한에 의한 경우를 적용한 것이다. 또한 사암도인은 제반통증에 폐정격을 기본으로 활용했다.

다시 사암도인의 임상을 나눠보면 3개 부류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정·승·한·열격을 사용한 경우, 둘은 네 개 혈자리에 두 가지 장부를 이용했느냐 마지막으로 혈자리 한 개만 바꿨느냐 등으로 나눠질 수 있다.

폐경과 소장경을 사용할 때 중요한 점은 흉격 안의 장은 오직 심과 폐로 심장이 폐의 입장에서는 관(官)에 해당되지만 결국 기혈조절의 측면에서 본다면 흉격의 상태를 간파하는 것이 다. 즉 심장과 폐의 조화여부를 감안해야 좀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다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확대하여 보실 수 있습니다.)메디컬 한의 아카데미 -사암침 사고-

상합관계의 이용

폐정격(태연, 태백 보/소부, 어제 사)과 폐승격(소부, 어제 보/음곡, 척택 사)의 구성 혈자리 구성은 폐의 본(음금인 폐의 금혈)인 경거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실제 경거를 보하거나 사하지는 않았지만 사암도인의 침 구성을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결국 경거의 제 기능을 살리기 위한 혈자리 조합이다.

병신합수(丙申合水) 즉 폐(申)와 상합하는 소장(丙)은 수상(水象)을 만든다. 수상이란 유주를 기본으로 보면 양수인 방광의 기능과 일치한다고 이해한다.

간단한 예로 방광경상으로 요통이 있는 환자의 경우, 사암침의 방광정격 및 승격을 사용하기보다 방광경과 상통관계에 있는 폐정격이나 승격으로 치료하는 것이 때로는 효과가 좋을 수 있다. 상합관계와 상통관계를 이용함에 있어 급성통증인 경우, 장부간 상통관계를 이용하는 것이 상합관계를 이용하는 것 보다 상통관계를 이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방광은 근(筋)을 주(主)한다는 이론에 근거한다.

또 다른 예로 배부와 견비통이 소장경상에 있다면 먼저 상합 관계에 있는 폐정격을 놓고 각각 양곡, 통곡, 상양 등을 자침해보면 각각 통증의 원인이 되는 장부가 소장, 방광, 대장경중 어떤 장부에 있는지를 감별할 수 있다. 양곡은 화경인 소장경의 화혈이며 통곡은 수혈의 수혈, 상양은 금혈의 금혈로 각각 각 경락의 본이다.

무조건 네 자리를 사용하지 말고 본경보사부터 한 뒤에 관경(官經)이든지 모경이든지 혈자리 하나씩 가감하면서 변화를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앞으로 사암침법을 더욱 폭 넓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출침 시에도 하나씩 빼 보면서 환자와 커뮤니케이션 한다면 더욱 자신의 치료에 대한 깊은 지식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소장경의 역할

이번 칼럼에서 소장경에 대한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짚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심은 음화, 소장은 양화에 각각 해당한다. 소장경은 일반적으로 부인과 질환과 어깨 통증을 치료한다고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장경은 최근 한의원에서 자주 보는 만성병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실금 및 소변문제에 적용할 수 있다. 소장경을 이용하는 것은 요실금이나 여러 가지 소변문제는 근본적으로 몸이 차져서 생긴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전반적으로 양기 및 폐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체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찬음식을 선호하는 냉음(冷飮)이 이전보다 늘어났기 때문에 만성으로 갈수록 소장화(火)는 줄어들어 소변 등 문제가 발생한다. 방광은 폐와 상통한다. 소장은 폐에 적절한 화를 지속적으로 줘야 하지만 이같은 기능이 저하되면서 소변과 관련한 문제가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이때 폐열격만을 사용하든지, 폐정격와 소장열격, 소장열격 및 방광한격 등의 조합을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환자의 증상을 정확하게 진단, 치료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윤동원 원장(가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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