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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29, 2024

윤재홍 교수의 인체 부위별 통증 매뉴얼 ③ 통풍(Gout)

사진ⓒ Dollarphotoclub_rob3000

 

바람만 불어도 아픈 지긋지긋한 통풍, 한의로 제대로 치료하려면?

증상별로 4가지, 소양인∙소음인에 많이 나타나, 비장 및 신장 기능 북돋아

 

‘통풍(痛風)’은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주로 걸리기 때문에 ‘황제 병’이라고도 한다. 옛날 유럽의 왕 중에는 통풍에 시달린 사람이 많았는데 통증이 마치 ‘악마가 인두로 지지는 것’처럼 아프다 해서 ‘병중의 왕’이라고도 불렀다.

한방병명 중에도 통증이 너무나 심해 ‘마치 호랑이가 울부짖는 것과 같다’고 해서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라고 할 정도다.

 

▲ 통풍의 증상은?

‘역절동통불가인 부득굴신(歷節疼痛不可忍 不得屈身: 너무 아파서 관절을 구부릴 수가 없을 정도)’을 주된 증상으로 한다. 이에 추가로 ‘근육과 뼈마디가 시리고 아프다’, ‘온몸의 관절이 돌아가면서 아프다’, ‘온몸의 관절이 두루두루 아프다’, ‘낮에는 증상이 없다가 밤에 심해진다’ 등의 표현을 중요하게 본다.

서양 의학에서도 비만, 고혈압, 과음이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으로 보아 통풍에 대한 동서양의 견해가 일치한다 볼 수 있다.

생리학적으로는 요산 생성 전구물질인 퓨린의 대사이상으로 혈액 속에 요산이 과도하게 증가해 생기는 병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0대1의 비율로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말 그대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겨울부터 추위가 남아 있는 이른 봄까지 말초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는데 바람이 심하거나 눈 또는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특히 고통이 심해진다.

증상을 보면 급성은 주로 다리 아래쪽에서 발생하고 대부분 통증은 통상 발병 24시간 이내에 가장 극심하다가 2~3일 안에는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7~10일을 넘기지 않는다.

초기에는 주로 하나의 관절을 침범하지만 점차적으로 발목, 발등, 무릎, 뒤꿈치, 손목, 손가락, 팔꿈치 등의 여러 관절을 침범해 만성으로 진행되며 특히 엄지발가락에 잘 발생한다. 이는 걸을 때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이고 체온이 낮은 부위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건강한 상태에서 별안간 나타나며 발열 오한 두통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다른병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밤에 잠을 자다가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증상들은 외상,수술, 음주,스트레스,감염 등에 의해서 촉진될 수 있습니다. 보통의 관절 질환은 여성분들에게서 많이 발견되지만 통풍은 주로 40대혹은 그 이후의 남성한테서 많이 발견 됩니다. 그래서 ‘남성의 병’이라고도 한다.

 

▲ 원인은 무엇인가

통풍은 선천적 체질유전이 강한 사람에게 주로 나타나지만 후천적으로도 술을 좋아하고 지방질이 풍부하며 고칼로리음식을 즐겨 먹고 일이 많아 과로하거나 비만인 경우에 주로 나타난다.

강압성 이뇨제를 장기간 복용했거나 환경적요인 등으로 체내의 음양이 조화를 잃어 풍(風), 습(濕), 열(熱)이 체내에 울체돼 열독(熱毒), 어혈(瘀血)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한방적으로 살펴보면 통풍은 소화기능을 담당하는 비장과 배설기능을 담당하는 신장의 상호 불균형으로 위 아래 기운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다.  

다시 말하면 외부에서 좋지 않은 기운이 들어오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쌓이는 데 몸에 기운까지 없으니 잘 먹어야겠다고 술과 기름지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며 불규칙한 생활 등이 문제다.

 

▲ 통풍의 구분

한의학에서 통풍은 다음 네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 행비(行痺): 팔다리의 통증 부위나 관절 통증이 고정돼 있지 않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아픈 것이다. 예를 들면 왼쪽 무릎이 아프다가 괜찮아지면 오른쪽 무릎이 아픈 식이다. 발병 초기에는 열이 나거나 오한이 들기도 한다. 이 증상은 주로 산후 후유증으로 많이 발생하며, 관절을 폈다 구부렸을 때 통증이 수반된다.
  • 통비(痛痺): 팔다리의 통증과 관절이 찌르듯이 심하게 아픈 것이 특징이다. 따뜻하게 하면 통증이 완화되고 차게 하면 동통이 심해진다. 관절에 운동장애가 오며 환부에 손을 대면 차가운 느낌이 온다. 이런 환자들은 평소 차가운 것을 싫어하며 따뜻한 곳을 찾고 신체가 허약한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 착비(着痺): 팔다리와 관절에 통증과 통증이 있으면서 무겁고 감각이 둔해진다. 통증부위가 고정돼있고 움직일 때 통증이 동반된다. 초기에는 바람이 싫고 열이 나며 땀도 나며 오래 경과되면 통증이 심해지면서 누르면 더욱 아파진다.
  • 열비(熱痺): 관절에 열이 나고 부으면서 아프다. 시원하게 하면 동통이 완화되며 통증부위에 하나의 관절에서부터 여러 관절에서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전신에 열이 난다. 현대의 통풍관절과 유사하다

 

▲ 한약 치료

양방에서는 요산수치가 높을 때 알로푸리놀(Allopurinol)과 유로릭(Uloric)을 대표적으로 쓰며 통풍이 이미 발생 했을 때는 이부프로펜(Ibuprofen), 나프록센(Naproxen) 같은 소염제계열의 진통제나 콜히친(Colchicine), 스테로이드(Steroid) 등을 쓰기도 한다.

통풍 예방과 치료의 핵심은 절제된 생활과 식이요법이지만 이미 발병했다면 침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통증이 없으면서 건강 진단 시 고요산혈증만 발견됐을 땐 전신의 수액대사를 조절하는 이수(利水)의 치료법이 임상적으로 보다 효과적이다.

체질적으로는 비장 기능이 강하고 신장이 약한 소양인이나 비장이 약하고 신장이 강한 소음인에게 나타나기 쉽다. 때문에 소화력을 증진시켜 요산 생성을 억제하면서 신장기능을 북돋아 체내 요산 배출을 촉진시키는 치료가 필요하다.

비장기능을 도와 소화를 촉진시켜주는 약물로는 체질에 따라 소음인은 인삼, 부자, 백출, 감초, 사인, 당귀 등이 있고 소양인은 이뇨작용에 탁월한 광물질의 일종인 석고나 황련, 황백, 생지황, 숙지황 등이 효과적이다. 신장기능을 도와주는 약물로는 소음인은 향부자, 익지인, 진피, 건강, 소양인은 형개, 방풍, 강활, 독활, 복령, 택사 등이 좋다.

통풍의 원인인 풍, 한, 습을 제거하는 데 원칙을 두는 방제로 통풍정통탕, 지황 유령탕 혹은 증상에 따라 독활기생탕, 상하통용통풍방, 사묘환, 의이인탕 등을 가감해 사용한다.

 

 

▲ 침구치료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소염제계열의 진통제를 허용하고 건측 대도(大都)혈을 강자극하고 환측에는 오성구(五星灸)를 하면 통증이 많이 완화된다. 환처에는 원칙적으로 자침하거나 사혈하면 안 된다.

하지만 통증이 너무 심한 경우, 습식 부항(5호정도)으로 사혈하고 다음날부터 뜸을 4~5일간 해주고 오수혈 사법(瀉法)을 병행하면 상태가 많이 호전된다.

양쪽으로 모두 통풍이 왔을 때는 환처에는 자침하지 말고 관원, 중완, 기해, 중극, 환도에 자침한다. 일반적으로는 환측오성구(五星灸)와 함께 상양, 인영, 은백, 행간, 중봉을 자침하기도 한다.

 

▲ 식이요법

식이요법은 단순하지만 실천이 문제다. 피해야 할 음식은 술, 고기류, 등 푸른 생선, 멸치, 감미(甘味), 젓갈류 등이다. 물을 많이 마셔서 몸 속의 요산을 씻겨 내려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비만인 사람은 피하지방이 요산 배설을 저해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적당히 운동하고 식사조절을 해서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윤재홍 교수(남가주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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