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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28, 2024

이정근 교수의 치험례 ⑩ 갱년기 장애

△ 갱년기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에 상태에 맞는 한약처방으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 Dollarphotoclub_min2013

 

갱년기 여성, 혈열 및 울체로 인한 상열∙현기증

단치소요산으로 치료한 사례

 

필자의 후세방의 처방 선방의 기준은 ‘빈용 처방 101’의 저자 감천 이종대 선생의 ‘상태의학’에 준한다. 상태이론은 인체의 신체 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병리 체계를 이해하는 이론이다.

이번 달에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대조환’과 관련된 치험례를 소개하려 한다. 상대적으로 임상에서 환자의 상태가 ‘대조환’ 단계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조정과 환원력의 부족으로 병이 만성화된 채 내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이곳 저곳을 전전하게 되고 치료받는 입장에서도 단시일에 치유가 되길 원하기 때문에 치료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호에서는 갱년기를 겪고 있는 여성 환자의 혈열로 인한 울체로 상열과 현기증 등을 소요산(중통 166보)으로 득효를 본 치험례이다.

혈열의 의미는 인체의 기능이 과항진된 상태를 옛 선인들이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보고 칭한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 증상

하루는 갱년기 여성환자가 내원한 적이 있었다. 이 환자는 평상시 아이 돌보는 일을 하는데,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복약을 하게 되었다.

환자의 주증상은 1~2년 전부터 머리가 자고 나면 맑지가 않고 어깨 쪽이 당기는 증세를 보이며, 특별한 이유도 없이 괜히 슬프고 눈물이 나며 우울해지기도 했다. 언제부턴가는 누워 있으면 숨이 차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신경을 쓴 후에 걸으면 현기증이 나고, 눈이 침침하며 입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기도 하고, 상열감과 함께 머리에서 식은 땀이 많이 났다. 이와 함께 가슴이 뛰고 답답하며 찌르는 통증과 함께 뻐근한 증상도 보였다.

참고적으로 이 환자의 대변은 1일 2~3회 된 편이고 소변은 이상이 없었다. 추위와 더위는 보통이었으나 발이 매우 찬 편으로 전체적인 체열은 보통이었다.

이 밖에 식욕이 없고 소화는 원래 잘 되었으나 최근엔 안 되는 편이었고, 전신 피로감, 소기, 신중 등을 호소하였다.

 

▲ 변증

이 환자는 전형적인 갱년기 장애를 겪고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갱년기 장애를 알게 모르게, 크게 적게는 겪게 된다. 여성호르몬 분비 저하로 자율신경의 이상을 초래하여 상열감과 우울감, 상실감, 식욕과 소화 이상, 불면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초기에 적절한 대응 및 치료를 한다면, 이러한 불균형이 소실되어 정상적인 신체로 환원이 된다. 하지만 장시간 비슷한 상황에 노출되면 인체는 에너지를 증가시켜 회복을 하고자 한다.

에너지를 증가시키는 방법은 평소 비축했던 것을 쓰거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조직의 긴장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고, 같은 상황이 지속 또는 반복되면 인체 상태는 과항진된다.

결국 외부적으로 표현되는 형태는 열적 증상으로, 과항진을 유지하기 위한 심장 부담으로 심계 증상과 압박감, 통증이 나타난다.

옛 선인들은 이를 혈열이라 칭하였을 것으로 생각되며, 실증의 상태에는 허증으로 인해 발생된  가(假)실증의 형태가 된다.

 

▲ 치법 및 처방

환자의 상황을 요약하자면, 병인은 갱년기 장애로 체열은 중, 체질은 소양인, 체격은 보통, 장부허실은 소화기는 일시적으로 약해졌다. 신체상태는 내부 환경을 대처하기 위한 조직의 과긴장으로 인체의 기능이 항진되어 있었다.

치법으로는 갱년기로 인한 인체 기능의 과항진을 진정시키면, 일시적으로 약화된 소화력이 환원되고 기울 증상을 풀어주면 좋아질 것이라 판단했다.

이번에는 처방을 구상해봤다. 환자의 주증세가 갱년기로 인한 우울증, 현기, 심계, 상열감, 흉통, 호흡 불안 등 기울 증세를 겸하고 있다.

때문에 과긴장으로 흥분된 조직을 진정시키고 기본적으로 허해진 상태를 보충하며 행기, 이기하여 기울을 풀어줄 수 있는 약재로 구성된 소요산이 합당할 것이다.

또한 과흥분된 상태를 더욱 진정시킬 목적으로 목단피와 치자가 포함된 단치소요산이 더욱 좋은 것이라 판단되었다.

단치소요산 처방은 보혈제인 작약과 당귀, 보비, 제습제인 백출과 복령, 청열제인 목단피, 시호, 시호, 맥문동, 박하 등으로 구성된다.

 

▲ 투약 및 경과

갱년기 장애로 인한 혈열과 기울을 목표로 소요산에 목단피와 치자가 포함된 단치소요산 배량 15일분을 1차 투약하였다. 그 결과, 환자는 누워 있으면 숨차는 증세와 기울로 인한 흉부 증상, 상열감과 현기증이 50%정도 줄어 들었다고 했다.

증세가 호전되는 과정이어서 같은 약으로 다시 15일분을 다시 투약하였다. 환자가 재차 복약을 마치고 나서는 갱년기로 인한 상열감, 식은 땀, 입에서 뜨거운 바람 나오는 것이 90%이상 좋아졌다고 했다.

또한 죽을 것 같은 호흡 곤란, 흉부 통증, 정충, 식욕부진, 소화 불량, 현기증 등도 많이 소실되었다. 더불어 전신 피로감, 소기, 신중도 많이 호전되어 일상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

이 환자에게 투약한 내역은 『방약합편』 중통 166보 소요산 가 목단피, 치자 1배량 30일분이다. (백출 백작약 백복령 시호 당귀 맥문동 각 4g씩, 감초 박하 각 2g씩, 생강 3편, 목단피 치자 각 4g씩)  

이정근 교수(남가주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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