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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28, 2024

이정근 교수의 후세방 치험례 ⑧

△연속된 물리적 정신적 충격 등으로 생긴 통증은 귀비탕 또는 체열 상태에 따라 계지탕과의 합방 처방을 고려해 볼 수있다. 사진ⓒshutterstock_Sofiaworld

 

귀비탕+계지탕 합방, 온열 유도하며

말초 혈액 순환 증가 및 근육 이완

 

이미 지난 호에 다뤘지만, 상대적으로 임상에서 환자 상태가 ‘대조환’ 단계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조정과 환원력의 부족으로 병이 만성화된채 내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이곳 저곳을 전전하게 되고 치료받는 입장에서도 단시일에 치유가 되길 원하기 때문에 치료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다음은 교통사고 후 계속적인 조정 상태에서 머무르면서 환원이 되지 않은 경우를 귀비탕(상통 66보)을 통해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치험례다.

 

▲과정 및 증상

기운이 없어 보이는 왜소한 소음인 여성 환자가 내원했다. 이 환자는 4번의 심한 교통사고 후 왼쪽 측두통과 왼쪽 편의 시림 증세를 호소했다. 당귀수산을 복용했지만 더욱 어지럽고 기운이 없어 중지했다. 또한 최근 도둑이 든 후 조그마한 것에 놀라고 심장이 약해 심장이 잘 뛰었다.

주 증상을 요약하면, 왼쪽 측두통은 VAS 8, 오른쪽 측두통은 VAS 7이었다. 여기에 왼쪽 안구통증(VAS 7), 가슴이 답답(VAS 7)하고 눈물 및 눈곱이 잘 끼었다(VAS 7).

또한 왼쪽 귀 통증(VAS 9), 치통(VAS 7), 현훈(VAS 6), 불면과 놀람(VAS 8), 복통 및 트림(VAS 9), 요통과 견비통, 슬통(VAS 7), 손발 냉증(VAS 10) 등을 보였다.

참고로 추위와 더위를 심하게 타고 복부 전체가 매우 차며, 식욕이 좋고 소화는 잘되는데 속 쓰림과 트림을 자주 했다. 또한 소변은 이상 없고 대변은 묽게 나오며 잘 놀라고 불안과 초조, 우울, 신경질, 짜증, 가슴 뛰는 증상이 있었다. 전신에 기운이 없고 의욕이 없으며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편이었다.

 

▲ 변증

이 환자는 4번의 교통사고 이후 제 증상이 발생, 최근엔 도둑이 들어 놀래는 바람에 조그마한 것에 잘 놀래고 심장 박동을 느꼈다.

인체는 급작스런 사고에 대응 과정으로 전신 조직이 긴장되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상 조직으로 환원되나, 이 환자는 계속적인 사고로 경부 근육의 과긴장이 만성화되어 측두통과 안구통증, 치아통 및 상기 제 증상이 발생했다.

또한 도둑으로 놀란 가슴은 인체의 환원 에너지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턱없이 부족, 진정 상태로 환원되지 않고 동일 상태가 지속된 것이다.

 

이를 요약하면 병인은 연속된 물리적 정신적 충격, 체열-하, 체질-소음인, 체격-중간, 장부허실-소화기 연약, 신체상태-연속적 충격에 의한 에너지 고갈로 환원 되지 않은 상태

 

▲치법 및 투약

이 환자는 분명 어혈이 존재하나 파어혈제를 감당할 수 있는 신체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조직 환원을 위한 에너지 보충이 시급하고, 어혈보다는 긴장 후 약해진 조직으로 발생된 습담을 제거해주는 치법이 합당하리라 여겼다.

그래서 보기제와 습담을 제거해주는 방제에서 교통사고나 뇌 충격 후 현훈과 두통에 빈용하는 반하백출천마탕이 보기와 거습담과 보비 측면에서 적방이라 사료됐다.

이에 이완 조직과 습담을 목표로 반하백출천마탕 2배량 10일 분을 투약했으나 복용 며칠 후 현훈이 더 심해지고 위산이 역류, 너무 힘들다고 호소해 복약을 중지했다.

이 처방은 초기 변증과 다르게 처방한 것으로, 신체상태보다는 경험과 증상 위주였음을 알았다. 그렇다면 직접적인 파어혈제와 거습담제가 아니라 간접적으로 말초 순환을 증가해 이완된 조직을 환원, 과도한 긴장을 해결하면 증상들이 많이 호전되리라 사료됐다.

귀비탕은 사군자탕으로 보기 하며 당귀, 용안육, 산조인, 복신으로 보혈 및 안신하며 원지를 통해 강심할 수 있다. 이런 약성은 피부가 엷고 연약한 사람의 반복된 긴장 후 발생된 이완되고 위축·긴장된 말초 조직과 혈관을 확장 및 정상 조직으로 환원시키는 작용이 있다.

또한 체열이 낮기에 귀비탕에 계지탕을 합방해 온열을 유도하면서 말초 혈액 순환 증가 및 긴장된 경부 근육을 이완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것이라 여겨 합방한 방제 1배량으로 10일분을 투약했다.

그 결과, 10일 복용 후 제증상의 50%가 격감해 환자가 연복을 원했다. 이번엔 동일 방제에 손발 냉증과 복부 냉증을 목표로 부자와 건강을 더해 10일 처방 및 투약했다.

10일 복용 후 증상은 다소 개선되었으나 위산 역류가 발생해 다시 귀비탕과 계지탕 합방으로 10일을 처방했더니, 위산 역류는 발생하지 않았고 제증상이 개선됐다. 이에 다시 동일 처방으로 10일 처방, 10일 복용 후 상기 제증상의 VAS가 모두 1~2로 떨어졌다. 또한 추위 타는 것도 현저히 좋아지게 되었다.

환자는 “이 정도면 일상생활 하는데 크게 불편함이 없다”며 “삶의 질이 너무 좋아졌다”고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투약내역

방약합편 상통 66 귀비탕 1배량 + 상한방 계지탕 1배량 40일 분

당귀/ 용안육/ 산조인/ 원지/ 인삼/ 황기/ 백출/ 백복신 각 4g, 목향 2g, 감초 1.2g 생강 2편, 대조 2매, 계지/ 작약 각 6g

이정근 교수(남가주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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