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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24, 2024

이정근 교수의 후세방 ⑥ 인삼양위탕

△식체 후 극심한 소화불량과 복통 및 식욕 감소를 인삼양위탕(중통 16보)으로 치료할 수 있다. 사진©Dollarphotoclub_Robert Kneschke

 

식체 후 극심한 소화불량·복통·식욕 감소

‘인삼양위탕’ 복용 후 제증상 소실

  

 ‘대조환’은 인체가 환경이나 운동량, 영양 상태, 감정 심리 상태 등 내외부 요인에 따라 조직과 기능이 어떻게 대응, 조정, 환원하는가를 말한다.

‘대’는 ‘대응’, ‘조환’는 ‘조정과 환원’의 줄임 말이다. 예를 들어 추위에 노출됐을 때, 몸을 보호하기 위해 피부를 수축시키는 것을 ‘추위에 대한 대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인체가 피부 수축을 위해 대응했을 때, 피부수축 → 혈관수축 → 혈류 감소 → 순환장애 과정은 발열과 혈관 확장을 통해 피부 온도를 정상으로 회복시켜주는 것이 바로 ‘조환’이다.

한마디로 ‘대조환’은 병인에 노출된 인체가 대응하여 원상태로 조정 및 환원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현상이다.

대응과 조정·환원할 때 인체는 적정량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에너지가 충분하면 ‘대조환’이 원활하게 일어나지만, 부족하면 ‘대조환’ 중 어느 단계에서 멈춰 버려 병이 된다. 이는 인체가 노출된 병인은 같으나 나타나는 병이 달라지는 이유 중에 하나다.

다음은 대조환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식체 후 극심한 소화불량과 복통 및 식욕 감소를 인삼양위탕(중통 16보)으로 치료한 치험례다.

 

▲ 증상

어느 날 체격이 아담하고 마른 체형의 70대 소음인 환자가 내원했다. 그 분은 두 달 전에 평상시 좋아하는 단감을 식사 대용으로 드시다 심하게 체해 토한 후 제 증상이 발생되어 한의원을 찾은 것이었다.

이 환자의 주증상은 △소화가 전혀 안되며 식욕이 전혀 없고, △음식을 먹으며 뒷골이 심하게 아프며, △평상시 좋아하던 매운 김치를 전혀 먹지 못하고, △소화가 안 될 때는 중부 흉추쪽이 심하게 아프며 오심이 심하고, △기운이 전혀 없으며 혈색이 없어 주위에서 걱정을 많이 한다 등이다. 또한 거동까지 불편해서 내심 장례식을 준비하려던 참이었다.

참고증상은 △추위 더위는 보통, △소화가 안되고 잠을 편히 잘 수 없고, △대변은 먹는 량이 적어 양이 적으며, △심한 구취, △소변은 정상, △복진 시 배를 전혀 만질 수 없이 긴장이 증가되어 있고 위부터 대장까지 모든 조직이 긴장되어 통증 호소 등이었다.

 

▲ 변증

이 환자는 소화기가 연약하고 평소 식욕이 좋은 편이 아니기에 소식하는 소음인이다. 좋아하는 단감을 식사 대용으로 배 불리 섭취, 위에 탈이 났다. 소화기 및 소화력이 약한 상태에서 성질이 차고 생물인 단감을 많이 먹어 생긴 당연한 결과다.

인체는 과식이나 맞지 않은 음식물로 인해 소화 불량이 생기면, ‘오심’으로 ‘대응’한다. 더 이상 음식물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몸의 신호다. 여기에 개인의 한계치를 넘으면 구토나 설사 등 2차적인 대응을 하며 소화기 조직이 긴장되게 된다.

이런 대응 이후 인체는 자가 치유 즉 ‘조정·환원’을 위해 시간과 많은 에너지가 요구한다. 즉 인체는 식욕 감소, 계속적인 설사, 오심 등으로 시간을 얻고, 환원을 위해 갖고 있던 에너지를 사용하여 복구하려는 것이다.

이 때 에너지가 부족하면 대응 후 조정 및 환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어느 한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 복진 상 심한 복피의 긴장과 소화관의 긴장 및 복통은 이것을 뒷받침한다.

또한 소화 불량으로 인한 후두통과 흉추 통증은 소화관의 부착된 인대성 구조물로 인해 발생되는 제 증상으로 사료되었다.

이상을 요약하면, △병인: 찬 음식, △체열-중, △체질-소음인, △체격-외소, 장부허실-소화력 약함, △체력-하, △신체상태: 찬 음식의 과식으로 소화기 평활근이 과긴장되고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조정과 환원이 되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 치법 및 처방

평활근 수축으로 인한 복통 및 위경련은 보기·건비·거담제나 이기·소도제를 사용하며 생냉물 섭취가 원인이면 온리제 사용도 감안한다. 이 환자는 소화기 긴장을 풀어주며 운동성 회복 및 소화기 긴장으로 인한 소화기의 습체를 제거해주는 거습, 거담법과 온리제를 적절이 사용했다.

처방은 식상으로 발생된 제 증상이므로 평위산의 정증이다. 평위산이 기본으로 포함된 방제에서 거담과 이기, 온리할 수 있는 인삼양위탕이 적방이라 사료됐다. 인삼양위탕은 곽향정기산, 불환금정기산과 소화기 연약으로 인한 증상에 빈용하는 방제이며 소화불량, 식욕부진, 복통, 설사, 속 쓰림 등에 사용한다.

처방 구성은 불환금정기산에 복령, 인삼, 초과가 포함되어 인삼과 초과를 통해 보비, 온비 기능을 증가시킨다.

 

▲ 투약 및 경과

단감으로 인한 식체로 인해 복통, 소화 불량, 식욕 부진을 목표로 인삼양위탕 1.5배량 1주일분을 투약하고, 일주일 복용 후 상기 제 증상이 50% 감소됐다. 인삼양위탕이 적방이라 확신이 들어 다시 1.5배량 20일분을 2차로 투약하자, 제 증상이 모두 소실됐으며 환자가 보약을 원해 생강감초탕으로 마무리했다.

투약내역은 『방약합편』 중통 16보 인삼양위탕 1.5배량 27일분으로, 창출 6g 진피 후박 반하 각 5g 적복령 곽향 각 4g 인삼 초과 감초 각 2g 대조 2매 생강 3편 등이었다. (일러두기: 필자의 후세방 처방 선방 기준은 『빈용 처방 101』의 저자 감천 이종대 선생의 ‘상태의학’에 준한다. 이 이론은 인체 상태를 기준으로 병리 체계를 이해하는 이론이다.)

이정근 교수(남가주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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