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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pril 24, 2024

주세종 교수의 최신 임상본초와 약리 ⑧ 치질(치핵)의 기전과 처방

△ 치질(치핵)은 한의 치료로도 좋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사진ⓒ AdobeStock_Artemida-psy

 

치질 진단은 내치핵-탈항 정도 따라 4단계, 외치핵-증상 따라 3종류

치법-탕액∙세척법∙훈증법∙도포법, 치핵 방제-을자탕∙진교방풍탕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 중엔 의외로 항문 관련 질환이 많다. 이번 호에서는 치질(치핵)의 기전과 그 처방에 대해 알아보겠다.

 

치질의 종류

항문 주위에는 혈관 분포가 많다. 특히 정맥이 많이 엉켜 있지만 상대적으로 정맥 혈류의 역행을 방지하는 정맥판막이 적고 혈관 수축 작용이 약하여 많은 혈액이 정체되기 쉽고 혈전이 생성되어 정맥 혈종이 잘 생긴다.

항문 질환에는 치질(치핵), 치열, 치루, 항문 소양증 등이 있다.

치핵은 항문의 피부와 점막과 점막 속의 정맥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울체되어 발생한다. 치핵에는 내치핵(암치질)과 외치핵(수치질)이 있다.

치열은 딱딱한 대변의 배출로 항문이 파열되는 증상이며 항문소양증은 항문 밖으로 살이 빠져 나온 것인데 통증과 출혈이 없이 가려운 증상이다. 치루는 수술 요법이 필요하므로 제외된다.

치질의 원인 중 생활태도에는 장시간 기립 생활, 장시간 의자 앉기, 쪼그리고 앉아 있기, 방바닥에 앉아 있기 등이다.

복압 증가로 항문 혈관이 확장되는 것으로는 변비, 무거운 것 들기, 가파른 등산, 야구의 포수, 씨름 선수, 골퍼 등이 있다.

또한 신체조직의 탄력성 약화로 기인되는 노인성 치핵도 있다. 항문 정맥압이 증가되어 이차적으로 발생되는 원인으로는 간경화, 복부종양, 임신 등이 있다. 자극성이 심한 음식도 원인이 되며 스트레스로 인한 경우도 있다.

 

진단하는 법

내치핵의 진단은 탈항이 되는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눈다.

1도 내치핵은 탈항 없이 어쩌다 한 번씩 화장지에 피가 묻는 경우로 보면 된다.

2도 내치핵은 복압이 증가되면 항문 밖으로 덩어리가 나와 탈항은 되지만 배변 후 저절로 들어가서 불편하지 않는 단계다.

또한 3도 내치핵은 탈항된 치핵이 시간이 지나야 들어가거나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상태이다.

그리고 4도 내치핵은 나온 덩어리를 손으로 밀어 넣으면 잘 들어가지만 곧 빠져 나오거나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은 경우이다.

외치핵의 진단은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먼저 혈전성 외치핵은 항문 밖으로 손가락 마디 정도의 크기로 돌출되어 나온 혹을 의미하며 갑자기 발생되고 큰 것은 통증이 상당히 심하다.

둘째로, 부종형 외치핵은 항문 외부가 전체적으로 탱탱하게 부어 있어 만지면 물렁하지만 통증이 심하며 이 상태에서는 걷기도 앉기도 불편하다.

마지막으로 항문 끝에 꼬리처럼 피부가 늘어난 상태이며 아무런 증상이 없이 가려움만 있다.

 

치질의 증상

증상은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내치핵의 증상은 탈항과 출혈이며 통증은 거의 없다. 출혈은 선홍색으로 휴지에 묻거나 방울져 변기 물이 붉게 물들거나 간혹 분사된다.

출혈이 많으면 어지럽거나 빈혈이 발생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은 출혈되어 혈전이 생길 때 나타난다. 내치질은 초기에는 촉진이 잘 되지 않지만 혈전이 생겼거나 또는 장기간 섬유화 되었을 때 촉진된다. 통증과 부종은 대개 2주 안에 가라앉는다.

외치핵이 소재하는 치상선 아래쪽은 단단한 피부로 덮혀 있고 감각신경이 있어 동통이 동반된다. 상처는 나지 않으므로 출혈도 없고 탈항도 없다. 외치핵은 항문 밖에서 촉지되고 피하 출혈로 혈전이 발생, 팽창되고 통증이 있다.

치열은 젊은 여성, 다이어트 여성에게 많다. 치열의 위치는 항문뒤쪽 꼬리뼈 부분에서 다발된다.

 

치료법

양방의 치료법은 선후가 다르다. 내치핵의 치료는 근본이 탈항이며, 출혈은 수증치료가 되고, 외치핵의 치료에 확장된 점막 치료가 근본이며 혈전은 이차적 치료이다. 좌욕은 물 37.5℃에 항문을 약 10분 정도, 40℃에서는 5분간 담근다.

치핵에 대한 한방의 내용 중 『동의보감』의 그것은 다음과 같다. 치질은 8가지로 나뉘었으며 원인은 양방과 대동소이하나 한습, 풍습, 습열, 조열, 사려과다 등이 제시되었다.

치법으로는 탕액, 세척법, 훈증법 그리고 도포법이 제시되었다. 탕액은 주로 양혈(凉血)에 초점이 주어졌다. 처방은 내치핵, 외치핵에는 진교창출탕, 가미괴각환이 제시되었으며, 각각의 진단에 따른 처방도 제시되었다.

세척법(좌욕)에는 형개수, 위령선, 지각, 애엽, 총백, 오배자, 마치현(쇠비름) 등이 제시되고 훈증법에는 애엽 등이 열거되었으며 도포법에는 오공의 기름 등이 제시되었다.

 

한약 처방

임상에서는 각종 치핵에 을자탕과 진교방풍탕이 유효한데 특히 배변 시 통증이 있는 경우에 유효하다. 배변 시 소량의 출혈이 있으나 자각 증상이 없는, 경증이거나 초기 출혈에는 괴각환 혹 궁귀교애탕이 유효하다. 대량 출혈은 애주가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정맥과 동맥의 출혈이다.

동맥 출혈에는 황련해독탕이 사용되어야 하므로 괴각환이나 궁귀교애탕에 황련해독탕이 추가되면 지혈된다. 괴각환합온청음도 유효하다.

치핵의 종창이 심하여 들어가지 않고 혈전이 생겨 붓고 통증으로 앉지를 못하는 경우에 마행감석탕이 유효하다. 마황과 석고는 삼출성 염증으로 인한 부종을 제거하고 동통을 개선하며 특히 내치핵이 탈출되어 통증이 심한 경우에 유효하다. 마행감석탕이 없으면 오호탕으로도 유효하다.

그런데 마황은 사용할 수 없으니 대용품은 『동의보감』에서 유추하면 된다. 내치핵이 이완성 탈항이면 을자탕에 승제 작용이 있는 보중익기탕이 유효하며 을자탕가시호, 승마, 황금, 감초, 당귀, 대황으로도 유효하다. 경련성 탈항으로 치핵이 동그랗게 부어올라 딱딱하고 통증이 심하면 경련을 감소시키기 위해 을자탕가작약, 감초, 대조로 경련성 통증을 해소하면 된다.

계지복령환이 꾸준히 투여되면 치핵이 작아진다. 치열에는 사역산이 유효하다. 항문소양증에는 형개와 마치현으로 끓인 물에 좌욕이 유효한데 이는 피부의 수분대사 채널과 관계 있기 때문이다.

도포법에는 마치현을 고약으로 만들고 그 위에 오공 기름을 발라 붙이면 저효한데 오공 기름이 없으면 그 위에 오공 가루를 발라 환부에 붙여도 유효하다.

주세종 교수(사우스베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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